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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함을 갖게되면 행복해질까 불행해질까? 뇌과학적 분석

잡 학 박 사 2025. 3. 24.

사람이 돈을 많이벌게되고, 명성을 얻게되고, 인정을 받게되면 자연스럽게 우월감, 거만함이 올라오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되는걸 극도록 경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대체 이 거만함이란 감정이 인간에게 있어서 어떤 이점이 있길래 느끼는거지? 분명 필요하니까 거만함이란 감정이 존재하는거 아닐까? 라는 의구심에 바로 찾아봤죠.

 

혹시 거만함이라는게 좋은게아닐까? 우리가 기분좋아지니까 행복해지는거잖아? 그럼 거만해도 별 문제없는거아니야? 라는 궁금증이 생겨서 논문자료와 해외자료를 하루종일 뒤적거리면서 찾아봤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거만함이 뇌과학적으로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감정 조절과 의사결정, 공감 능력, 스트레스 반응까지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삶의 행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가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분석해볼게요.

 

거만함을 갖게되면 행복해질까 불행해질까? 뇌과학적 분석

 

 

아래에서는

 

(1) 거만함이 지속될 때 나타나는 뇌의 신경학적 변화.

(2) 거만함이 감정 조절·의사결정·공감 등에 미치는 영향.

(3) 거만한 성향이 사회적 관계에서 유발하는 스트레스와 피드백 루프.

(4) 거만함이 궁극적으로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전문 용어는 가능한 한 쉽게 풀어 설명하며, 필요한 경우 관련 연구 결과를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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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속적인 거만한 태도와 뇌의 신경학적 변화

거만함을 갖게되면 행복해질까 불행해질까? 뇌과학적 분석

 

거만함은 뇌의 자기관련 처리 영역을 과도하게 활성화시키고, 공감 및 자기성찰 회로의 변화를 야기합니다. 즉, 뇌가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반면, 타인의 감정이나 비판에 둔감해지는 변화가 나타납니다. 또한 이러한 태도가 지속되면 호르몬 반응에도 영향을 주어 신체적 스트레스 지표가 변할 수 있습니다.

 

뇌 활성 및 회로 변화

거만함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거론되는 뇌 부위는 내측 전전두엽 피질(mPFC)입니다. mPFC는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이나 자존심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하는 영역입니다​.



한 연구에서는 자신이 상을 받거나 경쟁자를 이겼다고 상상할 때, 부끄러움이나 죄책감 같은 부정적 감정을 느낄 때보다 mPFC 등 자기성찰 관련 영역의 활성화가 적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우리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자랑거리 등)를 받아들일 때 뇌가 비교적 “수월하게”, 자동적으로 처리함을 시사합니다​.

다시 말해, 뇌는 스스로를 띄우는 방향의 정보에 거부감이 적고, 비판적 자기성찰보다는 자기긍정 쪽으로 쉽게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mPFC의 작용은 실제 거만함 유지에 필수적입니다. Montclair 주립대학의 Keenan 교수 팀은 비교적 정상적인 수준의 “건강한 거만함”을 지닌 사람들에게 경두개자기자극(TMS)을 이용하여 mPFC 활동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평소의 거만한 자기미화 경향이 사라지고, 피험자들이 자신의 단점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mPFC를 “꺼버리자” 과장된 자신감이 사라진 것입니다. 이는 거만함 유지에 뇌의 mPFC 기반 자기관련망이 핵심 역할을 함을 보여줍니다.

 

 

공감 및 감정 관련 영역 변화

 

 거만한 태도가 지속되면 타인의 감정을 느끼고 이해하는 공감 회로에 부정적 변화가 나타납니다. 특히 전방 섬엽(anteriors insula)과 전대상피질(ACC) 같은 영역은 타인의 고통이나 감정을 공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만성적으로 거만한(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이러한 영역의 구조와 기능이 약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르시시스트(자아도취적 성향이 강한 사람, 극단적 거만함의 사례)의 뇌를 MRI로 촬영한 연구에서 좌측 전방 섬엽의 회색질 부피가 유의미하게 감소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좌측 전방 섬엽은 공감과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데, 이 부위의 크기가 작을수록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이 연구에서는 개인의 공감 능력 점수와 전방 섬엽의 회색질 양이 정적 상관을 보여, 뇌 구조 변화와 공감 부족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였습니다​

요컨대, 거만함이 극단화되면 뇌에서 공감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부분이 약해져 타인의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무시하게 됩니다.

 

뇌 네트워크 관점에서 보면, 전방 섬엽과 ACC 등은 주의 자극을 자기 자신과 외부 세계 사이에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정상적인 경우 이 회로(일명 현저성 네트워크, salience network)가 잘 작동하여 우리가 상황에 따라 타인에 대한 공감 모드와 자기 생각 모드를 오가게 합니다​


하지만 거만하거나 나르시시즘 성향이 높은 사람은 이 전환 스위치가 고장 난 것과 같아서, 뇌가 항상 자기 자신(DMN: Default Mode Network) 위주로만 활성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 이론 모형에 따르면 나르시시스트의 전방 섬엽이 제 역할을 못해 뇌가 기본적으로 자기중심적 상태에 고착되고, 이 때문에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자기 것처럼 느끼는 능력(감정 이입)이 현저히 저해된다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거만한 사람의 뇌는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기어”가 잘 물리지 않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경 가소성과 악순환

 

 “쓰이면 강화되고, 안 쓰이면 약화되는” 뇌의 특성(신경 가소성)에照해 보면, 거만한 태도의 지속은 이런 경향을 더욱 강화하는 악순환을 초래합니다. 예를 들어, 스스로를 반성하거나 타인을 공감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관련 신경망은 점차 더 둔감해지고 반응이 줄어듭니다.

 

앞서 언급한 공감 회로의 기능 저하가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될 수 있는 것이죠. 반면 자기만족이나 우월감에 빠질 때 활성화되는 뇌 보상계(예: 도파민 분비 경로)는 반복적인 거만 행동으로 더욱 강화될 수 있습니다.

 

이로써 거만함을 느낄 때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보상 작용이 굳어져, 뇌는 “이런 행동을 반복하라”고 학습하게 됩니다. 요컨대, 거만함이 뇌 회로를 변화시키고, 변화된 뇌가 다시 거만한 성향을 고착시키는 피드백 루프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호르몬 반응 변화

 태도의 변화는 뇌뿐 아니라 내분비계 스트레스 호르몬에도 영향을 줍니다. 만성적인 거만함(나르시시즘)이 남성의 경우 코티솔(cortisol) 수치를 높인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코티솔은 스트레스 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긴장이나 위협을 느낄 때 상승합니다. 한 실험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자기애 성향과 기초 코티솔 수치를 측정한 결과, 나르시시즘 점수가 높은 남학생일수록 평소 안정시 코티솔 수치가 유의하게 높았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겉으로는 자신만만하고 스트레스가 없어 보이는 사람이라도, 내부적으로는 만성적 스트레스 상태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연구진은 특히 “건강하지 않은 형태의 자기애(거만함, 특권의식 등)”가 코티솔과 연관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호르몬 증가는 거만한 사람이 비판이나 좌절에 직면할 때 느끼는 내부 불안과 긴장을 반영하는 생물학적 지표로 해석됩니다. 반면 공격성과 지배욕과 관련된 테스토스테론도 고려할 수 있는데,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자신감과 지배적 행동을 높이는 한편 공감이나 사회적 민감성을 낮추는 경향이 있어 거만한 태도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dual-hormone 가설 등 참조).

 

요약하면, 거만함은 뇌의 회로뿐 아니라 호르몬 수준까지 변화시켜 자신은 강하다고 느끼지만 실은 몸에 만성적 스트레스를 부를 수 있습니다.

 

다음 표는 거만함과 관련된 주요 뇌 영역/호르몬의 변화를 정리한 것입니다

뇌 영역/기능 거만함과 관련된 변화
내측 전전두엽 피질 (mPFC) – 자기인식/자기평가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는 자기고양 편향이 강화됨. 거만한 자긍심(허영심)을 느낄 때 이 부위 활성이 높아지고, 이 영역을 억제하면 과장된 자신감이 줄어듦​
반복된 자기과신으로 해당 회로의 자동 활성화 경향이 강화됨.
전방 섬엽 & 전대상피질 (ACC) – 공감/감정 이해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 저하. 만성적 거만함을 지닌 사람은 좌측 전방 섬엽의 회색질 밀도 감소가 관찰되며, 이 부위 감소는 공감 능력 저하와 연관됨​

타인의 아픔을 자신의 것처럼 느끼는 공감 반응이 약화되고, 공감 회로의 작동 저하로 사회적 공감 결핍이 나타남.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 (DLPFC) – 충동/감정 조절 감정 조절 및 자기성찰 능력 약화. 나르시시즘 성향이 높은 사람은 전전두엽(특히 우측 하전두 및 DLPFC) 피질의 두께와 부피가 감소되어 있음​

이로 인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통제하는 능력이 저하되어, 특히 비판을 받으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강해짐​
즉 화를 참거나 반성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음.
보상 회로 (중뇌 변연계) – 자존심 보상 (간접 증거) 칭찬이나 우월감을 느낄 때 뇌의 보상계(도파민 분비 경로)가 활성화되어 쾌감을 줌. 거만한 행동이 이런 보상 신호로 강화되면 습관화될 수 있음. 예컨대 과도한 자부심(“교만의 죄”)은 일반적인 자기비판보다 뇌가 덜 노력해서 처리하므로 쉽게 강화될 수 있음​

호르몬 (코티솔 등) – 스트레스 지표 만성적 높은 코티솔 수치: 거만하고 자기애적 성향이 강한 남성은 평균 코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게 나타남​
이는 끊임없이 자기 우월감을 지키려는 내적 스트레스가 신체화된 결과로 해석됨. (참고로, 지배적 행동을 촉진하는 테스토스테론도 거만한 태도를 부추길 수 있으나, 높은 테스토스테론만 있고 코티솔이 낮으면 자신감은 높아도 스트레스는 낮은 “건강한 리더형”일 수 있음. 반면 거만한 성향은 높은 테스토스테론과 높은 코티솔 조합과 연관된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2. 거만함이 가져오는 심리적·인지적 영향 (감정 조절, 의사결정, 공감 능력)

거만함을 갖게되면 행복해질까 불행해질까? 뇌과학적 분석

 

지속적인 거만함은 개인의 심리적 정서 조절과 판단 능력, 그리고 대인 공감 능력에 두루 영향을 미칩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1 감정 조절에 미치는 영향

거만한 사람은 겉으로는 여유롭고 침착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부정적인 감정을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앞서 본 것처럼 자신을 반성하거나 감정을 객관화하는 뇌 회로가 약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분노나 불안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지 못하고, 특히 자기 우월감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과민한 반응을 보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나르시시즘이 높은 사람들은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부정적 피드백을 받을 때 분노를 과장되게 표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자신을 비판하거나 틀렸다고 지적하면 일반인보다 더 강하게 분개하거나 공격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분노 폭발’은 단순 성격 문제가 아니라 뇌의 억제 회로 부족과 자기인식 부족으로 인한 감정조절 실패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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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거만한 사람은 기분이 좋을 때는 의기양양하지만, 조금이라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으면 급격히 화가 치밀거나 불안정해지는 감정 기복을 보이기 쉽습니다.

 

또한 거만한 성향의 사람들은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인지하고 표현하는 데 미숙할 수 있습니다. “내가 왜 불안한지, 내가 왜 화가 났는지” 그 원인을 내면에서 찾기보다는, 문제를 외부로 돌리거나 남 탓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앞서 언급된 자기성찰 능력 부족과 연관되며​, 결국 감정이 해결되지 않은 채 내재되어 스트레스 호르몬 상승 등 생리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만한 상사는 부하 직원의 비판에 분노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불안감이나 실수를 직면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마음속 스트레스는 해소되지 않고 누적될 수 있습니다.

 

한편, 소위 “나르시시스트의 취약성(vulnerable narcissism)”이라는 개념도 있는데, 겉으로는 거만해 보여도 내적으로는 상처받기 쉬운 자기애 유형을 말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사회적 상황을 매우 스트레스로 느끼지만 겉으로는 허세를 부리며, 끊임없이 타인의 인정으로 자신의 불안을 진정시키려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처럼 거만함 이면의 감정불안정은 장기적으로 우울이나 불안 장애의 위험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2.2 의사결정 능력에 미치는 영향

거만한 태도는 인지적 편향을 심화시켜 의사결정 과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과잉확신 편향(overconfidence bias)확증 편향(confirmatory bias)입니다.

 

과잉확신과 위험한 결정

 

 거만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이나 지식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결정을 내릴 때 자신감은 높으나 실질적 근거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때때로 잘못된 판단이나 과도한 위험 감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판단이 틀릴 리 없다고 믿고 충분한 정보 검토 없이 밀어붙이는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기업 경영이나 정책 결정에서 “허브리스(hubris) 증후군”으로 지칭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권력을 잡은 지도자나 CEO가 지나친 자신감과 오만으로 인해 무리한 전략을 펼쳤다가 실패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거만함은 이성을 흐리고 현실 감각을 떨어뜨려 의사결정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확증 편향과 폐쇄적 사고

 

거만한 사람은 자신이 옳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받아들이고 불리한 정보는 무시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칭찬이나 성공에 관한 정보는 mPFC 등의 보상 회로를 통해 쉽게 흡수되지만​

, 비판이나 실패에 관한 정보는 깊이 처리되지 않고 배제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자신의 신념을 강화해주는 자료만 찾고, 반대 의견에는 귀를 닫는 의사결정 패턴이 나타납니다. 이는 학습과 개선의 기회를 막아, 시간이 지나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객관적 판단 능력이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창의성과 문제해결

 

한편, 거만함이 의사결정에 항상 나쁘게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높은 자신감은 어려운 결정 상황에서 과감한 추진력이 될 수 있고, 남들이 망설이는 혁신을 밀어붙이는 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적당한 자기과신은 도전정신과 연결되어 성취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예컨대 Baylor 대학 연구에서는 자신의 지적 능력을 과신하는 “지적 거만”이 오히려 개인 과제 성적에는 긍정적 상관이 있다는 결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 긍정적 효과는 제한적이어서, 협업 상황이나 장기적인 문제 해결에는 오히려 겸손하고 열린 태도(지적 겸손)가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이는 짧은 시합에서는 거만함이 이길지 몰라도, 장기 레이스나 팀 플레이에서는 겸손함이 승리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2.3 공감 능력에 미치는 영향

거만함을 갖게되면 행복해질까 불행해질까? 뇌과학적 분석

 

거만함은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능력, 즉 공감(empathy)을 크게 저해합니다. 이는 성향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거만하거나 자기애적 성격을 지닌 사람은 상대의 감정을 인지하는 데는 능해도, 정작 그에 공감하거나 배려하는 행동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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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적 공감 vs 정서적 공감

 

 심리학에서는 공감을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눕니다. 인지적 공감은 상대의 입장을 머리로 이해하는 능력이고, 정서적 공감은 상대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능력입니다. 거만한 사람, 특히 나르시시스트는 인지적 공감은 유지되지만 정서적 공감이 결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가 슬퍼하거나 힘들어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거기에 대해 마음 아파하거나 도와주려는 감정이 따라가지 않는 것입니다. 뇌영상 연구에서 확인된 전방 섬엽의 구조적 감소는 바로 이 정서적 공감의 부족과 연결됩니다​

요컨대 거만한 사람은 “머리로는 이해하나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공감 결여의 행동적 결과

 

 공감 능력이 떨어지면 대인관계에서 이기적이거나 냉담한 행동이 나타납니다. 거만한 사람은 타인의 고통에 무덤덤하거나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기 위해 남을 깎아내리는 언행(모욕, 비웃음)도 서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관계를 악화시키지만, 정작 본인은 상대의 감정적인 상처에 공감하지 못하니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과적으로 거만함 → 공감 결여 → 타인에게 가하는 심리적 상처 → 대인관계 악화의 연쇄가 일어납니다.

 

 

권력과 공감의 상관관계

 

흥미로운 것은, 거만함/오만함이 권력감과 연결될 때 공감 저하는 더욱 두드러진다는 점입니다. 사회심리 실험에서 일시적으로 “권력자”가 된 기분을 느끼게 한 일반인들도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습니다​

가령, 짧은 시간 동안 권력감을 주는 글을 쓰게 한 뒤 타인의 표정을 맞히게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권력감을 느낀 그룹이 타인의 감정 식별을 더 못하는 식입니다​

심지어 남이 무엇을 하는 모습을 볼 때 자신의 뇌에 그 행동을 거울처럼 모방하여 활성화하는 반응(미러링 반응)도 권력을 느낀 집단에서 현저히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단기간의 권한 부여도 뇌의 공감 회로를 “마취”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며​, 지속적인 권력과 오만함은 장기적으로 뇌의 공감 메커니즘을 기능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일례로, 오만한 권력자들은 부하 직원들이 보내는 감정 신호를 잘 캐치하지 못하고, 본인도 부하를 따라 웃거나 긴장하는 등의 기본적인 공감 제스처를 점차 잃어간다는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

결국 거만함은 뇌를 “남 신경 안 쓰는” 방향으로 재배선하여, 점점 더 공감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습니다.

 

 

3. 거만한 성향이 사회적 관계에 미치는 영향

거만함을 갖게되면 행복해질까 불행해질까? 뇌과학적 분석

 

거만한 태도는 대인관계에 긴장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악순환적인 피드백 루프를 만들기도 합니다. 사회는 상호 존중과 공감을 기반으로 돌아가는데, 거만한 사람은 이러한 암묵적 규칙을 깨는 행위를 하기 때문에 갈등이 잦아지는 것이죠. 주요 영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관계 갈등과 고립

 

 거만한 사람과 지내는 주변인들은 무시당하거나 폄하당한다고 느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의 의견을 깎아내리거나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동료나 친구와 함께 있으면 상대방은 불쾌감과 분노, 열등감 등의 부정적 감정을 겪습니다.

 

이러한 부정적 경험이 누적되면 주변인들은 그 거만한 사람을 멀리하거나 배척하게 됩니다. 결국 거만한 사람은 진솔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워지고, 관계망이 약화됩니다. 표면적으로 인맥이 많아 보여도 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 진정한 친구는 적을 수 있습니다. 이 사회적 고립은 다시 그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주어, 외로움이나 불안을 느끼면서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더욱 오만한 태도로 자기방어를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부정적 피드백 루프

 

거만함이 사회적 상황에서 어떻게 자기강화적 피드백 루프를 만드는지 살펴봅니다.

 

먼저 거만한 태도를 보이면 → 타인은 반감을 가져 거리두기 또는 비난 거만한 사람은 타인의 비판을 듣기 싫어하고 무시 자신은 문제가 없고 남들이 자신을 이해 못한다고 합리화 더욱 거만함을 고수하거나 심화 결과적으로 주변에 쓴소리해줄 사람이 사라져 잘못을 교정할 기회를 잃음.

 

이러한 순환이 반복되어 거만한 사람은 자신의 객관적 상황을 깨닫지 못한 채 점점 고립되고 태도는 더 교정하기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특히 상사가 거만한 경우, 부하 직원들은 두려워서 솔직한 피드백을 못 하고 듣기 좋은 말만 하게 됩니다. 그러면 상사는 자신이 완벽해서 문제가 없다고 착각하게 되고, 오류나 실패가 누적되기 쉽습니다. 이는 조직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루프입니다.

 

팀워크와 리더십에 미치는 영향

거만함을 갖게되면 행복해질까 불행해질까? 뇌과학적 분석

 

거만한 성향은 협업 상황에서 갈등을 초래합니다. 앞서 언급한 Baylor 대학 연구에서도, 팀 프로젝트에서는 거만한 태도를 보이는 학생보다 겸손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보이는 학생이 동료 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는 직장이나 공동체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겸손한 동료나 상사는 신뢰와 협력을 이끌어내지만, 거만한 사람은 팀원들의 반발과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거만한 리더는 부하들의 의견을 제대로 경청하지 않아 의사소통 단절이 일어나고, 성과가 나빠지면 타인 탓을 하여 책임 공방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거만한 태도로 타인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거나 자신의 잘못을 부정하면, 주변인들의 불만과 분노가 쌓여 언젠가 폭발할 위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해당 거만한 사람은 팀이나 조직에서 왕따 비슷한 상태가 되거나, 반대로 그 사람이 조직의 권력을 쥐고 있다면 조직 문화 자체가 병들어 모두가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사회적 스트레스

 

거만함으로 인한 사회적 마찰은 결국 심리사회적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스트레스는 거만한 사람이나 그 주변 사람 모두에게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주변인 입장에서는 무례하고 오만한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며, 자신이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에 자존감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반면 거만한 본인도 사실은 끊임없이 자신의 우월함을 지키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경계하기 때문에​, 내적 긴장이 높습니다. 특히 자신의 이미지가 손상될까 봐 불안해하거나, 조금이라도 인정받지 못하면 좌절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는 “보기보다 속이 편치 않은”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티는 안 내도, 생리적으로는 심박수나 호르몬 변화 등 스트레스 반응이 잦을 수 있죠.

 

 

피드백 루프의 끊기

 

이러한 부정적 사회 피드백 루프를 끊기 위해서는 상호 노력이 필요합니다. 거만한 사람 스스로도 어느 정도 겸손의 미덕을 인지하고 의식적으로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는 연습을 해야 하며, 주변인들도 처음에는 부드럽지만 솔직하게 피드백을 주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심리치료적으로는, 자기애적 성향을 지닌 사람이 타인의 관점에서 자신을 보도록 훈련(예: 공감 훈련)하거나, 마음챙김을 통해 자기성찰을 돕는 방법 등이 제안됩니다. 뇌과학적으로 볼 때도 의식적인 노력과 학습은 뇌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접근이 손상된 사회적 뇌 회로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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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거만함과 인간의 행복. 단기 만족 vs 장기적 불행

거만함을 갖게되면 행복해질까 불행해질까? 뇌과학적 분석

마지막으로, 거만한 태도가 개인의 행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요약하면, 거만함은 단기적으로는 자존심을 채워 일시적 만족감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깊은 행복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단기적 효과 – 자기만족과 쾌감

 

 거만함에는 일종의 쾌감과 만족이 수반됩니다. 자신이 남보다 뛰어나다고 느끼는 순간, 혹은 남들이 자신을 추켜세워줄 때, 뇌의 보상 시스템이 활성화되어 기분 좋은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자기고양적 환상은 약간은 누구에게나 있는데, 이는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한 심리적 면역체계 역할도 합니다​

실제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비판적으로만 바라보는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기 쉽고, 약간의 자기착각(“나는 평균 이상이야”)이 있는 편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 범주 내의 적당한 자신감과 긍정은 행복에 도움이 되는 면이 있습니다. 즉, 가벼운 거만함 혹은 자긍심은 단기적으로 스트레스도 덜 받고 기분도 좋아지는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장기적 영향 – 관계와 삶의 만족도 저하

 

 그러나 지나친 거만함은 장기적으로 관계의 질을 떨어뜨리고, 결국 개인의 삶의 만족도를 낮출 가능성이 큽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깊이 신뢰하고 교감할 수 있는 인간관계가 행복의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거만함은 이러한 관계 형성을 방해하여 외로운 성공이나 겉도는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무리 부와 명예를 얻어도 진심으로 자신을 이해해주는 친구나 가족과 단절되어 있다면 행복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거만한 사람은 주변에 예스맨만 남게 되거나, 아니면 모두 떨어져나가 혼자 남을 위험도 있습니다.

 

또한 자신보다 더 잘나거나 운이 좋은 사람을 볼 때 시기심이나 불공평함을 강하게 느껴 괴로워할 수 있습니다. 늘 1등이어야 만족하는 심리는 현실에서 충족되기 어려워, 결과적으로 만성적인 불만족과 불행감을 키웁니다.

 

 

내적 성장과 행복의 부족

 

행복의 또 다른 요소는 자아성장과 의미 추구입니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배우며 성장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지혜가 늘고 성품이 깊어집니다.

 

이는 삶의 의미와 연결되어 행복감을 증진시키지요. 반면 거만한 사람은 자신이 이미 최고라고 여기기 때문에 배움이나 자기개선에 소홀합니다. 겉으로는 자신감 넘쳐 보여도 내적으로는 공허해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장의 기쁨이나 타인과 교감하여 얻는 보람 등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겸손한 사람은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타인의 도움에 행복을 느끼지만, 거만한 사람은 모든 것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남들보다 더 가져야 행복을 느낍니다. 높아진 행복의 기준치는 좀처럼 충족되기 어렵고, 만족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만성적인 행복 결핍에 빠집니다.

 

 

자기존중감과 행복

 

 거만함과 건강한 자존감(self-esteem)은 종이 한 장 차이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대개 건강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자신과 타인을 존중합니다. 이런 사람은 잘못이 있으면 인정하고 개선하며, 잘됐을 때는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거만한 사람은 표면적인 자존심은 강하지만, 그 이면의 자존감은 불안정한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 완벽하다고 여기지만 남들의 평가에 민감하고, 자신의 가치가 끊임없이 인정받아야 유지되는 상태입니다. 이런 취약한 자존감은 행복의 토대가 되기 어렵습니다. 행복은 흔들리지 않는 자기수용에서 오는데, 거만함은 오히려 자기수용을 방해하고 외부의 칭찬에 의존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거만함은 행복의 적이 될 수 있습니다.

 

 

거만함을 내려놓을 때 얻는 행복

 

 반대로, 겸손과 공감이라는 미덕을 통해 얻는 행복은 지속적입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타인에게 배우는 사람은 관계 만족도도 높고, 작은 성취에도 감사하며, 실패해도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만족감이 높습니다.

 

실제 긍정심리학 연구들은 감사, 공감, 겸손 등의 덕목이 우울을 낮추고 삶의 만족도를 높인다고 보고합니다. 만약 거만한 사람이 이러한 덕목을 습득하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자존심을 조금 내려놓는 어려움이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더 깊은 행복과 심리적 평안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 및 요약

거만함을 갖게되면 행복해질까 불행해질까? 뇌과학적 분석

 

거만함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뇌과학적 관점에서 살펴본 결과, 지속적인 거만한 태도는 뇌의 구조와 기능, 심리적 능력, 사회적 관계, 행복 등에 복합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뇌 차원에서 보면, 거만함은 자기 자신을 띄우는 회로(mPFC 등)는 과활성화하고 타인의 감정을 느끼는 회로(전방 섬엽 등)는 위축시키며, 감정조절 회로(DLPFC 등)의 발달을 저해합니다.

 

이러한 신경 변화는 감정 폭발, 판단 오류, 공감 결핍 등의 심리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이는 다시 사회적 갈등과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거만함을 더욱 강화하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거만함이 자기만족과 쾌감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인간관계를 악화시키고 내적 성장과 깊은 행복을 가로막아 결국 개인의 삶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큽니다.

 

중요한 것은, 거만함 역시 인간의 마음과 뇌가 만들어낸 한 패턴에 불과하며 변화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뇌는 경험과 노력을 통해 변화할 수 있으므로, 겸손, 자기성찰, 공감훈련 등으로 거만함의 뇌 회로를 충분히 교정하고 더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적절한 자신감과 겸손의 균형을 이룰 때, 뇌도 건강하게 기능하고 심리적 안정과 행복도 극대화될 것입니다.

 

 

참고 문헌 및 자료

Keenan 등(Discover Magazine 기사 인용): 거만함(교만)을 느낄 때 내측 전전두엽 피질이 활성화되고, TMS로 해당 부위를 억제하면 과장된 자기평가가 줄어듦​ (DISCOVERMAGAZINE.COM)

Nakao 등: 병적 자기애 성향이 높은 사람일수록 사회적 인지/공감 관련 뇌 영역(전방 섬엽 등)의 회색질 감소 및 전전두엽 억제 회로의 발달저하가 나타남. 이는 공감능력 저하와 감정조절 어려움으로 이어짐​(LIVESCIENCE.COM)


Reinhard 등: 남성 자기애자는 상시 코티솔 수치가 높아 만성 스트레스 상태일 가능성이 있으며​ , 사회적 평가에 매우 민감함​. 권력과 공감 연구(Keltner 등): 일시적 권력감도 뇌의 공감 네트워크 반응을 저해하며, 장기간 지속될 경우 기능적 뇌 변화로 공감 결핍을 초래할 수 있음​ (THEATLANTIC.COM)


Meagher 등(Baylor Univ.): 지나친 자신감(지적 거만)은 개인과제 성적에는 도움될지 몰라도 협업에서는 겸손한 태도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음​(NEWS.WEB.BAYLOR.EDU)


Röpke 등: 나르시시스트는 공감 인지 능력은 있으나 감정적 공감이 부족하며, 이는 뇌 구조상의 차이(좌측 전방 섬엽의 회색질 감소)와 연결됨​ (LIVESCIENCE.COM)

기타: 거만함과 행복에 관한 이론 및 임상 관찰 (예: 긍정심리학에서는 겸손과 감사가 행복 증진 요소로 보고됨) 등을 종합. (위 인용외 다수 문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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